기업 성장하면 일자리 느는데
고용창출 기업 지원책만 줄줄이
협력이익배분제 등 처리 미뤄져
고용창출 기업 지원책만 줄줄이
협력이익배분제 등 처리 미뤄져
디지털타임스 DB
문재인 정부 1년, 중기 정책 성과는
문재인 정부가 1년을 맞은 가운데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방향성에 갇혀 중소기업 성장동력 확보 등 혁신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미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저임금 인상과 일자리 확대, 근로시간 단축 이슈에 매몰되다 보니 기업과 산업의 성장을 돕고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역할에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계는 문재인 정부의 1년 성과에 대해 '기대와 달리 실망이 크다'는 평을 주로 내놓는다. 기술탈취나 라벨갈이 등 중소기업의 당면문제 해결을 시도하고 최근 남북경협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지만, 중소벤처기업부 승격으로 갖게 된 업계의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
복수의 중소기업 대표들은 "정부가 일자리 늘리기와 최저임금 이슈에만 매달리다 보니 막상 기업현장은 뒷전"이라며 "기업이 성장하면 일자리는 자연스레 늘어나는 것인데 일자리 창출 기업 위주로 지원하겠다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한국GM 공장폐쇄가 불거진 군산이나 통영·고성 등 고용위기 지역으로 지정된 시군에 정부나 공공기관의 현장행보가 이뤄졌지만 정작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정책은 추경처리 지연 등의 이유로 미뤄지는 것 역시 이 같은 불신을 키우고 있다.
정부 국정과제에 포함된 정책이 제대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협력이익배분제나 약속어음제도 폐지 등 중소기업들의 숙원사항인 정책이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됐지만 1년이 지나도록 세부방안으로 구체화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발표될 예정이었던 대·중소기업 상생종합정책은 갑작스레 미뤄졌고, 당초 이달 발표가 목표였던 약속어음제도 관련 정책 역시 하반기로 미뤄질 공산이 크다.
중소기업 한 관계자는 "벤처나 소상공인 정책은 꾸준히 발표되는 감이 있는데 스마트공장 지원 등 중소기업청 시절과 다를 게 없는 '예산 뿌리기'식 지원 외에 눈에 띄는 중소기업 지원정책이 안 보인다"면서 "많은 중소기업이 기업 쪼개기 등의 방법을 동원해 중견기업이 되지 않으려고 꼼수를 부리는데 이를 막는 해결책도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 졸업 이후 적용되는 70개 이상의 규제를 어떻게 현실화할 것인가에 대한 기본적인 고민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업계는 중기부의 존재감 부재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작년 7월 출범 이후 두 번의 청문회를 거치는 등 출발이 늦은 상황에서 일자리안정자금 홍보에만 힘을 쏟고, 정작 기업과 산업의 혁신성장 온도계를 높이는 정책 마련에는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는 것이다. 정부 내 중소기업 정책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확고히 하는 데도 실패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박철우 한국산업기술대 교수는 "중소기업청 시절과 비교해 크게 늘지 않은 예산을 갖고 스마트공장·R&D 지원 등 기업 지원정책을 펴려다 보니 정책이 폭발력을 갖지 못했고, 나눠주기식 정책을 버리지 못하다 보니 혁신성장의 동력을 마련하지 못했다"면서 "중소기업 육성에 한계를 보인 첫해"라고 평가했다.
박종진기자 truth@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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